오리지널과 제네릭,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제네릭을 둘러싼 흔한 오해들이 지금도 타당한지, 성분·효능·가격을 하나씩 확인해본다.

SHORT SCENE · 약국에서

어젯밤부터 으슬으슬 춥고 머리가 지끈거린다. 동네 의원에서 감기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 왔다.

같은 성분이라는데도 선뜻 믿기지 않는 데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다.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이름. 흔히 제네릭을 "카피약"이라고 부른다. 원본을 베낀, 원본보다 한 수 아래의 무언가처럼 들린다.

제네릭을 먹고 두드러기나 발진이 났다는 이야기도 어디선가 들린다.

둘째, 숫자. 식약처의 판정 기준에는 오리지널과 비교한 값이 80~125% 안에 들어오면 동등하다고 본다는 조항이 있다.

뒤집어 읽으면, 효과가 80%까지 떨어져도 괜찮다는 말처럼 들린다.

셋째, 가격. 절반 가까이 싼 약이 똑같이 들을 리 없다는 생각은, 의심이라기보다 상식에 가깝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이 불신은 지금도 타당할까. 이름, 숫자, 가격을 하나씩 뜯어보면 처음 들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온다.

“카피약”이라는 이름이 맞는지는, 알약을 쪼개보면 안다.

ILLUSTRATION 알약의 단면
오리지널 제네릭 주성분 — 같다 첨가제 — 다를 수 있다

두 알약을 반으로 잘라 나란히 놓는다. 남색 알갱이(주성분)는 두 단면에서 같은 자리, 같은 개수로 그리고, 그 사이를 채운 알갱이(첨가제)만 모양을 다르게 한다.

단면을 사실적으로 그릴 필요는 없다. "속은 같고, 사이를 채운 재료만 다르다"가 한눈에 읽히면 된다. 뒤에 나오는 FIG.01 의 성분표와 같은 구분(주성분 / 첨가제)을 쓴다.

FIG. 01 겉은 달라도
주성분록소프로펜나트륨수화물 68.1mg (무수물 60mg)
붕해제저치환도히드록시프로필셀룰로오스
활택제스테아르산마그네슘
부형제유당수화물
착색제산화제이철

동화록소닌정의 첨가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에 공개된 원료약품 및 분량 기준이다. 역할 구분(붕해제·활택제 등)은 각 성분의 일반적인 제형상 용도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브랜드: 동화약품(오리지널). 캡슐 겉모습은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안에 든 주성분은 동일하다. 드래그하면 돌려볼 수 있다.
FIG. 02 한 트로키의 성분표
트로앤텍트로키(오렌지) · 동국제약 · 일반의약품
유효성분 2
벤지다민염산염 3mg 세틸피리디늄염화물 1mg
첨가제 10
D-만니톨 스테아르산마그네슘 적색40호알루미늄레이크 포비돈 오렌지향코튼 시트르산수화물 L-멘톨

성분과 주의 문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에 공개된 원료약품 및 분량, 사용상의 주의사항을 옮긴 것이다. 첨가제 때문에 붙은 문구가 여럿이라 고른 예시이며, 제품을 평가하려는 그림이 아니다.

오리지널과 제네릭은 주성분이 같다. 알약 안에서 실제로 약효를 내는 물질은 종류도, 양도 똑같다.

식약처의 의약품동등성시험기준도 이것을 전제로 한다.

다른 것은 첨가제다. 가루를 알약으로 뭉치는 결합제, 물에 닿으면 알약을 풀어주는 붕해제, 겉을 싸는 코팅제 같은 것들이다.

무엇을 얼마나 넣을지는 제조사마다 다르게 정할 수 있다.

왼쪽 버튼으로 약국에서 본 동화록소닌정과 현대약품 제네릭을 바꿔보자. 주성분 줄은 그대로이고, 아래 첨가제 줄 일부만 바뀐다.

첨가제는 생각보다 많다. 왼쪽은 약국에서 파는 한 트로키의 실제 성분표다. 약효를 내는 성분은 둘, 나머지 열 가지가 첨가제다.

이 약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에서 승인된 먹는 고형제를 전부 분석한 연구에서는 92.8%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을 적어도 하나 갖고 있었다. 유당은 45%, 알레르기와 연관된 색소는 33%의 약에 들어 있었다.

그래서 첨부문서는 첨가제에도 주의를 단다. 이 약에는 황색4호, 아스파탐, 소르비톨 때문에 붙은 문장이 셋 있다.

왼쪽에서 남색으로 표시된 성분을 눌러보자.

다만 이것은 그런 성분이 들어 있다는 뜻이지, 먹은 사람 대부분이 반응한다는 뜻은 아니다. 주의 문구는 그 성분에 민감한 사람을 위한 것이다.

제네릭으로 바꾼 뒤 두드러기가 났다면, 주성분은 같으니 첨가제를 먼저 의심해볼 수 있다. 첨가제 이야기는 오리지널에도 똑같이 해당된다.

특정 성분에 민감하다면, 오리지널이냐 제네릭이냐보다 첨부문서의 첨가제 목록이 더 확실한 기준이다.

“80~125%”라는 숫자는, 거꾸로 읽히기 쉽다.

FIG. 03 혈중 농도 곡선
최고 농도 (Cmax) 곡선 아래 면적 (AUC) 혈중 농도 시간 → 오리지널 제네릭
모식도다. 실제 시험에서는 여러 사람에게서 얻은 곡선으로 두 값을 구하고, 제네릭 값을 오리지널 값으로 나눈 비율을 본다.
FIG. 04 판정 범위
통과 범위 80~125% 좁은 치료역 90~111%
평균 80%인 제네릭도 통과?
가상의 제네릭 A · 통과
가상의 제네릭 B · 탈락
평균 차이 3.56% 98%가 ±10% 안
80% 90% 100% 111% 125%
가로축은 제네릭 값을 오리지널 값으로 나눈 비율(로그 눈금), 막대는 오차까지 포함해 추정한 범위(90% 신뢰구간)다. A와 B는 설명을 위한 가상의 예다. 실제 차이는 FDA 승인 제네릭 2,070건 분석, 좁은 치료역 기준은 유럽 기준을 따랐다.
FIG. 05 같은 사람, 같은 약 혈중 농도 시간 →

모식도다. 흡수 속도와 흡수량을 먹을 때마다 조금씩 흔들어 그린 곡선으로, 실제 측정값이 아니다.
ILLUSTRATION 같은 레시피, 다른 배치
레시피 같은 성분 · 같은 공정 배치 1 배치 2 배치 3 같은 레시피로 만들어도, 판마다 아주 조금씩 다르다

왼쪽에 레시피 한 장, 오른쪽에 그 레시피로 구운 세 판(배치). 본문의 빵 비유를 그대로 옮기는 그림이라, 쟁반 위를 실제 빵으로 그리고 한쪽에만 알약을 겹쳐 두어도 좋다.

차이는 눈을 가까이 대야 보일 만큼만 둔다. 차이가 크게 그려지면 "오리지널도 들쭉날쭉하다"로 읽혀 논지가 뒤집힌다. 수치를 붙이지 않는다 — 배치별 함량은 공개 자료가 아니다.

제네릭이 시장에 나오려면, 오리지널과 생물학적으로 동등하다는 것을 시험으로 증명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들에게 두 약을 각각 먹게 한 뒤, 피 속 약 농도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오르내리는지 잰다.

다만 이것은 처방약(전문의약품) 이야기다.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사는 일반의약품 제네릭은 사람에게 먹이는 대신, 시험관 속에서 약이 녹아 나오는 양상을 비교하는 비교용출시험 등으로 동등성을 확인한다. 장면 속 제네릭은 처방약이라, 동화록소닌정과 비교한 생동성시험 결과가 공개돼 있다.

비교하는 값은 두 가지다. 농도가 얼마나 높이 올라가는지(최고 농도, Cmax), 그리고 곡선 아래 면적(AUC), 즉 몸에 들어온 약의 총량이다.

이 두 값이 오리지널과 충분히 가까워야 동등하다고 본다.

그런데 "충분히 가깝다"의 기준을 들으면 불안해진다. 80~125% 이내라는 것이다.

뒤집어 읽으면, 효과가 오리지널의 80%인 제네릭도 통과한다는 말처럼 들린다.

애초에 왜 "완전히 같음"이 아니라 범위를 쓸까. 오리지널을 오리지널 자신과 비교해도, 시험할 때마다 값이 똑같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는 사람 쪽 이유다. 같은 사람이 같은 약을 먹어도, 그날 몸 상태나 식사 여부에 따라 흡수가 조금씩 달라진다. 왼쪽 버튼으로 같은 약을 한 번 더 먹여보자.

다른 하나는 약 쪽 이유다. 알약은 여러 번에 나눠 만들고, 한 번에 나온 묶음을 '배치'라고 부른다. 같은 레시피로 구운 빵도 판마다 조금씩 다르듯, 배치가 바뀌면 알약에도 아주 작은 차이가 생긴다.

그래서 "완전히 같은 값"을 요구하면, 오리지널 스스로도 통과하지 못한다.

그래서 기준은 평균 하나가 아니라 범위 전체에 걸려 있다. 오차까지 포함해 추정한 비율의 범위, 통계로는 90% 신뢰구간이 통째로 80~125% 안에 들어와야 한다.

평균이 80%인 제네릭이라면 그 범위의 절반이 선 밖으로 나간다. 통과가 아니라 탈락이다.

실제 제네릭은 어디쯤 있을까. FDA가 12년간 승인한 제네릭 2,070건의 시험 결과를 모아보니, 오리지널과의 AUC 차이는 평균 3.56%였다.

98% 가까이는 차이가 10% 미만이었다. 범위의 끝자락이 아니라 한가운데에 몰려 있다.

다만 이 범위가 모든 약에 똑같이 쓰이지는 않는다. 카바마제핀, 레보티록신처럼 효과를 내는 양과 해가 되는 양 사이가 좁은 약은 작은 차이도 치료 실패나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유럽은 이런 약에 90~111%라는 더 좁은 범위를 적용한다. 폭 자체보다, 그 폭을 감당할 수 있는 약인지가 중요하다.

싼 데는 이유가 있다. 다만 그 이유는 약 안에 있지 않다.

ILLUSTRATION 약값이 정해지는 두 갈래
처방받는 약 건강보험 · 전문의약품 정부 상한금액 상한 아래에서만 약국에서 사는 약 비급여 · 일반의약품 천장 없음 · 약국마다 다름

두 칸으로 나눠 왼쪽은 천장(정부 상한금액) 아래에 가지런한 값, 오른쪽은 천장 없이 제각각인 값. 약국 진열대나 가격표 모티프로 그려도 좋다.

이 섹션의 지도다. 섹션 첫 스텝에서 한 번, 약국 약 이야기(오른쪽 칸)로 넘어올 때 한 번 더 나온다. 오른쪽 칸의 막대 높이에 실제 가격을 붙이지 않는다.

FIG. 06 특허가 끝난 뒤 처방약 상한
  • 특허 만료 전 오리지널100%
  • 만료 후 · 조건 충족45%
  • 만료 후 · 조건 미충족약 36%
특허 만료 전 가격을 100으로 둔 상한금액. 2026년 3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 기준으로, 조건 미충족은 자체 생동성시험을 하지 않았거나 식약처 등록 원료를 쓰지 않은 경우(45%의 80%)다. 이미 등재된 약은 약 10년에 걸쳐 순차 적용된다.
ILLUSTRATION 계단식 약가인하
같은 성분 제네릭이 늘어날수록 −5%p −5%p −5%p −5%p 1 10 11번째

막대 하나가 같은 성분의 제네릭 한 품목. 앞의 10개는 같은 높이, 11번째부터 한 칸씩 계단처럼 내려간다. 계단 모양 자체가 제목이 되게 그린다. 강조는 내려가는 칸만 남색, 나머지는 회색.

개념도다. "11번째 제제부터 5%p씩"은 보건복지부 2025년 11월 개선안의 수치이고, 2026년 3월 확정 발표는 "강화한다"고만 했다. 시행 고시가 나오면 그 값으로 다시 그린다.

ILLUSTRATION 가격에 들어간 것
약 약 브랜드 광고 · 유통 같다 오리지널 제네릭

두 가격을 블록으로 쌓는다. 아래 "약" 블록은 두 쪽이 같은 높이(회색), 오리지널 위에만 "브랜드 · 광고 · 유통" 블록(남색)이 더 얹힌다.

원가 구조를 보여주는 자료가 없으니 블록 높이에 숫자나 비율을 붙이지 않는다. 무엇이 더해졌는지만 읽히면 된다.

약값이 정해지는 길은 두 갈래다. 병원에서 처방받는 약과, 약국에서 그냥 사는 약.

두 길의 규칙은 완전히 다르다.

처방받는 약(전문의약품)은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회사가 값을 마음대로 정하지 못한다. 정부가 정한 상한금액 안에서만 매길 수 있다.

특허가 끝나면 오리지널과 제네릭 모두 새 상한으로 내려간다. 2026년 3월 확정된 개편안에서 그 비율은 원래 가격의 45%다. 기존에는 53.55%였다.

45%를 받으려면 조건이 있다. 생동성시험을 직접 하고, 식약처에 등록된 원료를 써야 한다.

조건을 못 맞추면 그 80%, 즉 원래 가격의 약 36%까지 내려간다.

같은 성분의 제네릭이 많아지면 한 번 더 깎인다. 보건복지부 개선안은 같은 성분의 11번째 제품부터 5%포인트씩 약가를 낮추는 계단식 인하를 내놨다.

제네릭이 싼 것은 효과가 덜해서가 아니라, 싸게 팔도록 제도가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사는 약(일반의약품)은 이 상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건강보험 밖의 거래라, 값은 파는 약국이 정해서 표시한다.

그래서 같은 제품도 약국마다 값이 다르다. 2014년 한 소비자단체의 조사에서는 같은 일반약의 약국 간 가격 차이가 최대 200%에 이르렀다.

가격표만 보고는 어느 쪽이 더 좋은 약인지 알 수 없다.

그래도 오리지널이 대체로 더 비싼 이유로는 흔히 브랜드가 꼽힌다. 오래 쌓인 인지도와 광고, 유통 구조가 값에 들어 있고, "두통엔 타이레놀"처럼 이름을 지목해 사는 사람이 많으니 값을 내릴 이유가 적다.

제네릭은 가격으로 경쟁해야 하니 낮게 매겨진다. 약효와는 상관없는, 시장의 결과다.

처음의 세 가지 의심으로 돌아가 보자. “카피약”이라는 이름은 정확하지 않았다. 제네릭은 베낀 약이 아니라, 같은 주성분으로 동등성을 검증받은 약이다.

“80~125%”는 효과가 80%여도 된다는 뜻이 아니었다. 오리지널 스스로도 갖는 편차를 감안한 허용치이고, 실제 차이는 평균 3.56%였다.

그리고 값이 싼 이유는 효과가 낮아서가 아니었다. 처방약은 정부 상한이 내려가서, 약국 약은 브랜드 값이 빠져서다.

이 글이 말하려는 것은 "제네릭을 골라야 한다"가 아니다. 불신이 어디서 왔고 지금도 타당한지 짚어보면, 약국에서 두 상자를 앞에 두었을 때 조금 더 근거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특정 첨가제에 민감하거나 치료역이 좁은 약을 먹고 있다면, 구체적인 선택은 담당 의사·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다음에 약사가 "성분이 같은 더 싼 약도 있어요"라고 말하면, 이제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안다.

참고 자료 (14)
  1. Reker D, et al. "Inactive" ingredients in oral medications. Sci Transl Med. 2019;11(483):eaau6753. doi:10.1126/scitranslmed.aau6753
  2.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트로앤텍트로키 제품정보 (원료약품 및 분량, 사용상의 주의사항)
  3.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의약품동등성시험기준
  4.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동화록소닌정 제품정보 (원료약품 및 분량, 용법용량, 보험약가)
  5.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현대록소프로펜나트륨수화물정 제품정보 (원료약품 및 분량, 보험약가, 의약품동등성시험 정보)
  6. 약사법 제27조(대체조제)
  7. 총리령,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4조 제1항 (생물학적동등성시험·비교용출시험 자료 제출 대상)
  8. Davit BM, et al. Comparing generic and innovator drugs: a review of 12 years of bioequivalence data from the United State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Ann Pharmacother. 2009;43(10):1583-1597. doi:10.1345/aph.1M141
  9. Paixão P, et al. Evaluation of a Proposed Approach for the Determination of the Bioequivalence Acceptance Range for Narrow Therapeutic Index Drugs in the European Union. Pharmaceutics. 2022;14(11):2349. doi:10.3390/pharmaceutics14112349
  10. 보건복지부, 건정심 국민건강보험 약가 조정 및 제도개선 의결 (2026.03.26)
  11. 보건복지부 보도자료, 환자의 치료 접근성은 대폭 높이고, 신약개발 혁신과 필수약 안정 공급은 촉진한다 (2025.11.28)
  12. 보건복지부 고시, 의약품 가격표시제 실시요령
  13.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일반의약품 가격 및 소비실태 조사 결과 (한국소비자연맹 조사, 2014.11.20)
  14. 3D 모델: Pill (Capsule) by jaromir.ternavskiy, licensed under CC BY 4.0, FIG. 01에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