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저물게 한 약물들
반세기 동안 무대 위에서 반복된 약물 사망을, 기록과 통계로 다시 읽는다.
이 가운데 이름이 기사 제목으로 남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약물 사망이라는 말에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대에 섰던 몇 사람의 이름이다.
2023년에는 105,007명이었다. 연령을 보정한 사망률은 한 해 사이 26.2% 내려갔다.
그래도 여전히 한 해 8만 명 가까운 죽음이다. 이 글은 그 가운데 이름이 남은 죽음들을 기록과 숫자로 다시 읽는다. 무엇이 반복됐고, 그 이름들이 무엇을 가렸는지.
이름이 남은 죽음을 약별로 모으면, 같은 조합이 되풀이된다.
점 하나가 한 사람이다. 1970년 이후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졌고 기록에 약 이름이 남은 290명. 일곱 개의 원은 약물 계열이고, 원에서 바깥으로 뻗은 가지는 그 계열의 약이다. 가지 안쪽이 1970년, 바깥쪽이 2026년이다.
가장 큰 원은 오피오이드다. 290명 중 175명의 기록에 헤로인, 모르핀, 옥시코돈, 펜타닐 같은 오피오이드가 있다.
94명은 한 계열에 머물지 않았다. 두 계열 이상의 약이 함께 기록된 사람은 가지가 아니라 원과 원 사이, 지도 안쪽에 모여 있다. 가운데에 가까울수록 서로 먼 계열을, 또는 더 많은 계열을 섞었다.
가장 흔한 조합은 오피오이드와 각성제다. 각성제가 기록된 87명 중 38명은 오피오이드와 함께였다. 헤로인과 코카인을 섞은 스피드볼이 대표적이다.
바르비투르산염과 수면제는 1970년대 18명의 기록에 있었다. 2010년대에는 2명이다. 처방이 바뀌자 이 목록에 오르는 약도 바뀌었다.
펜타닐은 2003년에 처음 나타난다. 펜타닐이 기록된 26명 중 15명이 2020년대에 숨졌다.
72명은 기록에 약 이름이 없다. "약물 과다복용"이나 "여러 약"이라고만 적혀 있다. 이들은 어느 계열에도 넣지 않고 지도 밖에 따로 두었다.
이제 직접 살펴볼 차례다. 원, 가지, 점을 누르면 카메라가 그곳으로 가고 기록이 열린다. 이름으로 찾거나, 연도를 되감아 볼 수도 있다.
| 약물 계열 | 사람 |
|---|---|
| 오피오이드 | 175 |
| 각성제 | 87 |
| 알코올 | 60 |
| 벤조디아제핀 | 35 |
| 바르비투르산염·수면제 | 30 |
| 기타 처방약 | 17 |
| 마취·해리제 | 14 |
이미지: AI 생성 일러스트(Pixabay, ElephantSoup, Pixabay Content License)
한 사람은 처방받은 수면제를, 한 사람은 헤로인을 썼다. 둘 다 중추신경을 억누르는 약이었다.
1970 — 두 번의 27세
9월 18일 런던, 지미 헨드릭스가 처방받은 수면제 베스파락스를 정량의 18배 삼킨 뒤 구토물을 흡인해 질식사했다. 검시배심은 자살은 배제했지만 정확한 경위는 끝내 특정하지 못한 채 오픈 벌디트를 냈다.
2주 반 뒤인 10월 4일, LA 랜드마크 모텔에서 재니스 조플린이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발견됐다. 검시관은 사고사로 결론지었다.
Rolling Stone (1970) · History.com
사진: 1958년 미 육군 입대 선서식, AP(Public Domain, PD-US-no-notice)
그를 위험에 빠뜨린 것은 낯선 공급책이 아니라, 그의 이름으로 처방전에 서명하는 면허 있는 의사였다.
1977 — 처방전 위의 죽음
8월 16일 멤피스 그레이스랜드. 부검에서 14종의 약물이 검출됐고, 코데인 농도는 정상 최대치의 10배였다.
1981년 형사재판에서 개인 주치의 조지 니코풀로스가 사망 전 31개월간 1만 9천 회분 넘는 처방을 내린 사실이 드러났다. 니코풀로스는 형사 무죄를 받았지만, 1995년 테네시주 의료위원회는 그의 면허를 영구 정지시켰다.
UPI Archives (1981)주사를 놓은 사람은 낯선 공급책이 아니라, 그 밤 그와 함께 있던 사람이었다.
1982 — 한 번에 섞은 두 약
3월 5일 LA 샤토 마몽. 21페이지 검시보고서는 코카인·헤로인을 함께 주사하는 스피드볼 급성 중독을 사인으로 적었다.
캐시 스미스가 내셔널 인콰이어러에 자신이 직접 주사했다고 밝히며 수사가 재개됐고, 1986년 과실치사 유죄를 인정해 15개월을 복역했다.
UPI Archives (1982)코카인과 모르핀 농도는 각각 단독으로도 치사량이었고, 추정 섭취량은 치사량의 최대 여덟 배였다. 주삿바늘 자국은 없었다 — 삼킨 것이었다.
1993 — 클럽 앞 인도
10월 31일 새벽, LA 바이퍼 클럽 앞에서 스물셋의 리버 피닉스가 쓰러졌다. 부검은 사인을 급성 복합 약물 중독으로 적었다 — 코카인과 헤로인을 섞은 스피드볼이었다.
CBS News LA (2013 회고)1977년의 니코풀로스는 무죄였다. 32년 뒤, 같은 자리에 있던 머레이는 유죄였다 — 바뀐 것은 법의 태도였지, 그 자리 자체가 아니었다.
2009 — 가정용 마취제
6월 25일. LA 카운티 검시관은 사인을 프로포폴과 로라제팜 급성 중독에 의한 타살(homicide)로 판정했다. 개인 주치의 콘래드 머레이가 수면 유도를 위해 수술마취제 프로포폴을 자택에서 정맥투여하고 있었다.
머레이는 2011년 과실치사 유죄 판결로 4년형을 선고받았다(2년 복역 후 석방).
NPR (2009)
프린스: 필자 제작 팬아트 · 맥 밀러: Nicolas Völcker,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그는 자신이 아는 약을 삼켰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 약은 더 이상 그가 알던 공급망에서 오지 않았다 — 불법 알약 시장 자체가 오염되기 시작한 시대였다.
2016–2018 — 위조된 알약
2016년 4월 21일, 프린스는 페이즐리 파크 자택 엘리베이터에서 발견됐다. 혈중 펜타닐 농도는 치사 보고 상한을 넘었다. 본인은 바이코딘인 줄 알고 삼켰지만, 실제로는 펜타닐이 섞인 위조 알약이었다. 2년 수사 끝에도 위조약의 출처는 특정되지 않았다.
2018년 9월 7일, 맥 밀러는 LA 자택에서 펜타닐·코카인·에탄올이 함께 검출된 "혼합 중독"으로 사망했다.
NPR · LA County ME혈관에 들어간 것은 뒷골목의 마약이 아니라, 클리닉의 냉장고에서 나온 약이었다. 조력자의 자리는 이번에도 비어 있지 않았다 — 이번엔 의사 면허를 가진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다.
2023 — 합법 처방약의 암시장
10월 28일, LA 자택 수영장. LA 카운티 검시관은 사인을 케타민의 급성 효과로 판정했고, 익수·관상동맥질환·부프레노르핀을 기여 요인으로 적었다. 페리는 불안·우울 치료 목적의 케타민 주입요법을 받고 있었다.
이후 연방수사에서 의사 2명을 포함한 5명이 케타민 불법유통 혐의로 기소됐고, 전원이 유죄를 인정했다.
LA County ME · U.S. DOJ위키백과의 약물 과다복용·중독 사망자 목록을 색인으로만 쓰고, 각 사례는 그 목록이 해당 행에 인용한 출처를 따랐다. Just 외(2016)도 같은 목록으로 표본을 만들었다. 1970년 이후 사망만 담았고, 자살, 과다복용이 아닌 경우(교통사고·추락·독살 등), 출처가 없는 경우는 뺐다. 약물은 목록의 표기를 따르되, 표기가 "여러 약"뿐이면 비고란을 읽었다. 2026-09-14 기준.
지도에 놓인 290명 가운데 175명의 기록에 오피오이드가 있고, 94명은 계열이 다른 약을 둘 이상 함께 썼다. 오피오이드와 각성제를 함께 쓴 사람만 38명이다. 약의 이름은 시대마다 바뀌었지만, 조합은 바뀌지 않았다.
숫자로 보면, 무대는 더 위험한 자리였다.
1970~2015년 유명인의 약물 관련 사망을 공개 자료에서 모은 연구는 관여한 약물이 확인된 사례 220건을 찾았다.
평균 사망 나이는 38.6세였고, 75%가 남성이었다. 대부분 25세에서 40세 사이에 숨졌다.
21세기 들어 사망 건수가 늘었고, 처방 오피오이드가 관여한 사례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늘었다. 처방 오피오이드나 헤로인이 관여한 경우 평균 사망 나이가 더 낮았다.
220건은 사례를 모은 숫자이지 위험을 잰 숫자가 아니다. 위험을 재려면 비교할 대상이 있어야 한다. 1956~2006년에 이름을 알린 록·팝 스타 1,489명을 추적한 연구는 그들을 같은 나이·성별·인종의 일반 인구와 견줬다.
북미 스타의 상대 생존율은 이름을 알리고 1년 뒤 99.3%에서 40년 뒤 87.6%까지 계속 내려갔다. 2012년까지 숨진 137명 가운데 25명의 사인이 약물·알코올 과다복용이었고, 보정하지 않은 사망률로 솔로 가수는 밴드 멤버의 약 두 배였다.
범위를 넓혀도 같다. 1950~2014년에 숨진 대중음악인 13,195명의 기록에서 사망률은 전 연령 평균으로 일반 인구의 두 배였다. 과다복용을 포함한 폭력적 사망의 초과는 25세 미만에서 가장 컸다.
그렇다면 위험한 것은 음악이라는 직업일까, 유명하다는 사실일까. 성별·국적·인종·장르·솔로 여부를 맞춘 가수 635명을 비교한 연구에서 유명한 가수의 사망 위험은 덜 유명한 가수보다 32% 높았다.
직업의 조건을 같게 두어도, 명성이 따로 위험을 더했다는 뜻이다. 다만 이 연구는 모든 사인을 함께 셌다. 약물로 좁힌 결과는 아니다.
그러나 과다복용의 한가운데는 무대가 아니다. 2024년 미국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이는 35~44세였고, 남성의 사망률이 여성의 두 배를 넘었다.
직업으로 보면, 전체 사망 가운데 과다복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직업군은 건설직이었다. 무대에서 쓰러진 이름이 기억되는 동안, 대부분의 죽음은 기사 제목이 되지 않는 곳에서 일어난다.
반세기 동안 바뀌지 않은 것은 몸과 곁이었다.
무대 조명 아래의 한 사람과, 조명 가장자리에 선 또 한 사람. 남색은 곁에 선 사람이다 — 위험 신호를 볼 수 있는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이 한눈에 읽히면 된다.
실존 인물의 얼굴이나 닮은 모습을 그리지 않는다. 주사기·알약 같은 도구, 누가 유죄인지 가리키는 표시도 넣지 않는다 — 네 사건의 판결은 서로 달랐다.
기록을 나란히 놓으면, 반복된 것은 특정한 약이 아니었다.
반세기 동안 반복된 것은 특정 약의 이름이 아니라, 중추신경계를 억누르는 물질을 동시에 여러 개 몸에 넣는다는 구조였다. FDA는 오피오이드와 벤조디아제핀·알코올 같은 억제제의 병용이 과도한 진정과 호흡 저하, 사망 위험을 함께 높인다고 경고한다.
네 사건 모두, 위험에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은 낯선 밀매상이 아니라 그의 곁에 합법적으로 머물 자격을 가진 사람이었다.
부와 명성은 그를 지켜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곁에, 위험 신호를 볼 자리에 있으면서도 보지 않을 이유가 있는 사람을 세워두었다.
유명인의 약물 사망은 한 사람과 한 가지 약으로 기억된다. 헤드라인에는 헤로인, 프로포폴, 펜타닐, 케타민 같은 이름이 남는다. 그러나 반세기의 기록을 나란히 놓으면 반복된 것은 약의 이름이 아니었다. 중추신경을 억누르는 약 여러 가지가 한 몸에 함께 들어갔고, 그 곁에는 거의 언제나 누군가 서 있었다.
그 곁이야말로 할리우드와 음악 산업이 만든 가장 특별한 조건이다. 엘비스 프레슬리에게는 사망 전 31개월 동안 1만 9천 회분이 넘는 처방을 쓴 주치의가 있었고, 마이클 잭슨에게는 수술용 마취제를 집으로 가져온 의사가 있었으며, 매튜 페리에게는 케타민을 불법으로 건넨 의사 두 명과 조력자들이 있었다. 돈과 명성은 약에 닿는 길을 짧게 만들었고, 요구를 거절해야 할 사람을 요구에 응하는 자리에 앉혔다. 그 자리에 선 사람은 위험 신호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지만, 그 자리에 머무는 이유가 곧 그 요구를 들어주는 데 있었다.
숫자는 이 인상을 한 번 더 비튼다. 유명하다는 사실은 음악이라는 직업의 위험 위에 따로 위험을 더했고, 북미 스타의 생존율은 이름을 알린 뒤 해가 갈수록 일반 인구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한 해 8만 명 가까운 과다복용 사망의 대부분은 무대 밖에서 일어난다. 사망률이 가장 높은 것은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이었고, 직업으로는 건설직이었다. 유명인의 죽음은 이 유행병을 대표하지 않는다. 가장 잘 보이는 가장자리일 뿐이다.
그래서 유명인의 죽음을 어떻게 읽느냐가 중요하다. 1,489명의 스타를 추적한 연구진은 젊은 세대가 스타의 약물 사용과 위험 행동을 성공의 상징으로 볼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역경에 뿌리를 둔 것일 수 있다고 이해해야 한다고 썼다. 헤드라인에 약의 이름을 올리는 대신, 누가 그 약을 건넸는지, 무엇과 섞였는지, 곁에 선 사람이 왜 멈추지 않았는지를 묻는 편이 다음 죽음을 막는 데 더 가깝다.
무대 위의 죽음은 몇 개의 이름으로 기억되지만, 같은 구조는 오늘도 이름 없이 반복되고 있다.
참고 자료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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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lling Stone, Hendrix Inquest Inconclusive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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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News LA, River Phoenix remembered 20 years after his death
- NPR, Coroner Rules Michael Jackson Death A Homicide
- HISTORY, Conrad Murray receives four-year sentence
- NPR, Prince died with exceedingly high level of fentanyl
- Star Tribune, Carver County closes Prince death investigation
- LA County Medical Examiner, Cause and Manner of Death: Mac Miller
- LA County Medical Examiner, Cause and Manner of Death: Matthew Langford Perry
- U.S. DOJ (C.D. Cal.), Five Defendants Charged in Matthew Perry's Fatal Overdose